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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억 대인구, 2300조 황금알 시장 ‘문턱만 맴맴’
작성자 : 관리자(halal@world-expo.co.kr)   작성일 : 17.01.14   조회수 : 4780

[현장진단]-미숙아 상태 머문 국내 할랄 산업

18억 대인구, 2300조 황금알 시장 ‘문턱만 맴맴’

종교단체 반대에 국가단지 사업 백지화…마음만 앞선 비효율적 정부 지원

이경엽기자(yeab123@skyedaily.com)

기사입력 2017-01-13 13:05:29

 

이슬람교는 지난 622년 선지자 무함마드가 창시한 종교로 알라(하나님)를 유일신으로 믿는다. 무함마드의 가르침이 기록된 쿠란(이슬람교 경전)에는 죽은 고기, 피, 돼지고기 등은 불결한 것이므로 먹지 말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무슬림(이슬람교 신자)들에게는 쿠란 등에 의해 허용되는 것과 허용되지 않는 것들이 구분돼 있다. 허용되지 않는 것은 ‘하람(??????)’, 허용되는 것은 ‘할랄(????)’이라고 부른다. 할랄은 식품·화장품 등에서 다양하게 적용된다. 돼지고기와 술은 무슬림이 먹어서는 안 되는 대표적인 하람식품이다. 반면 이슬람법에 의해 도축된 양, 소, 닭 등의 고기와 새우 등 비늘이 있는 생선·해산물은 먹어도 되는 할랄식품이다. 무슬림의 증가와 함께 전세계적으로 할랄식품 시장규모도 늘고 있다. 그러나 국내 할랄식품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일부 종교인들의 반대로 사기업들의 할랄 시장 진출이 늦어지고, 정부 차원의 지원도 방해받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2020년 2000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추정되는 할랄 시장에 대해 알아봤다.

 ▲ 할랄이란 쿠란과 기타 이슬람법에서 가르치는 ‘허용되는 것’이다. 반대말은 하람으로 ‘허용되지 않는 것’이라는 뜻이다. 할랄 인증이란 이슬람에서 허용되는 재료만으로 만들었다는 것을 인증 받는 것이다. 전세계 할랄 시장은 2020년 2조달러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은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위치한 모스크인 서울중앙성원 ⓒ스카이데일리

전세계 할랄 시장 규모가 지속적인 성장을 하고 있지만 국내 할랄 산업은 미숙아 단계에 머물고 있다. 일부 종교인의 반대와 현실과 동떨어진 정부 지원이 문제로 지적됐다.
 
지난 11일 전라북도 익산시 왕궁면에 위치한 국가식품클러스터 예정지를 찾았다. 올해 12월까지 기반시설 조성을 목표로 하는 국가식품클러스터는 아직까지는 지원센터를 제외하고는 시설물이 없었다.
 
국가식품클러스터는 세계 유명 식품산업단지와 어깨를 견줄만한 아시아 최고의 식품산업단지를 목표로 조성되고 있다. 국가식품클러스터 관계자에 따르면 하림 등 식품 대기업을 비롯한 국내기업 19곳과 해외기업 12곳 등 총 31곳의 기업이 입주할 예정이다.
 
 
 ▲ 자료 : 코트라 [도표=한지은]  ⓒ스카이데일리

 
기자가 국가식품클러스터 지원센터 관계자에게 할랄식품이라는 말을 꺼내자 그는 표정이 굳어졌다. 이 관계자는 “국가식품클러스터의 일부 구획이 할랄식품 기업에게 분양될 수 있다는 사실이 일부 기독교 단체에 의해 국가식품클러스터 전체를 할랄단지로 만드는 것으로 왜곡돼 전달됐다”고 성토했다.
 
이어 “2015년 말부터 작년 초까지 유언비어로 인해 인터넷에 부정적 여론이 형성돼 꾸준히 항의 전화가 와서 골치가 아팠다”며 “할랄식품을 제조업체 역시 이런 신경질적인 반응 때문에 쉽사리 국가식품클러스터에 들어오지 못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당시 익산시 기독교연합회 등 일부 종교단체와 시민단체들은 “국가식품클러스터에 할랄단지가 조성되면 무슬림이 익산에 쏟아져 들어와 지역 경제와 생활문화를 파괴할 우려가 크다”며 “익산이 무슬림 유입에 따른 이슬람국가(IS) 테러의 동북아 기지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을 펼쳤다.

 
결국 작년 1월 농림축산식품부와 익산시는 일부 기독교 단체의 요구에 굴복해 할랄식품 구역 지정 계획을 취소했다.
 
익산시민 한모(62) 씨는 일부 기독교인의 반응에 대해 “기독교 측의 반대 논리를 들어보면 전부 허무맹랑하고 이해할 수가 없다”며 “내 자신도 기독교 신자지만 일부 교회의 이런 주장은 차마 들어주기도 민망하다”고 말했다.
 
이어 “익산은 매년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도시다”며 “할랄식품 기업도 익산에 입주해 도시 활성화에 기여하면 좋을 텐데 왜 반대를 해 들어오려는 기업마저 내쫓으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 전라북도 익산시 왕궁면에 위치한 국가식품클러스터(사진)에는 당초 할랄 식품을 만드는 기업을 입주시키려 했었다. 그러나 이 계획은 일부 종교단체와 시민단체의 반대로 백지화됐다. ⓒ스카이데일리
 
국내 할랄 시장의 성장세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미국, 유럽 등 서양 국가와 일본은 이미 지난 1990년대부터 적극적으로 할랄 시장을 공략한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할랄 시장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0년 이후다. 수출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할랄 시장의 발전을 방해하는 요소로 특정 종교와 시민 단체의 이슬람 공포증을 언급했다.
 
현재 국내에는 할랄식품 기반이 없어 대부분 수입을 통해 재료가 공수되고 있다. 서울에서 가장 많은 무슬림이 모이는 용산구 이태원동 이슬람교 서울중앙성원 인근에는 인도, 터키, 페르시아 등 다양한 스타일의 할랄 식당이 있다.
 
터키 전문음식점 ‘쌀람’ 관계자는 “우리 식당을 포함해 국내에서 판매되는 할랄식품 대부분은 수입된 것이다”며 “특히 닭을 제외한 양, 소 등 모든 고기는 100% 수입이다. 닭은 국내 육가공 공장을 파트타임으로 임대해 할랄 양식에 맞춰 도축한다”고 말했다.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국내 할랄식품은 다양성면에서 부족한 상황이었다. 코트라에 따르면 국내 197개 회사의 단 562개 품목만이 한국이슬람교중앙회(KMF)가 실시하는 할랄 인증을 취득했다.
 
할랄 관련 예산 95억 중 70억 ‘불용’, 비효율적인 정부지원 개선 필요
 
 ▲ 할랄 음식 ⓒ스카이데일리
무역업 종사자들은 현재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등 동남아시아와 중동 국가에 한류의 열풍이 불고 있어 한국의 할랄식품이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코트라의 한 관계자는 “한국음식 중에서 인기를 끌만한 과자, 초콜릿 등 일반 가공식품과 김, 김치, 고추장, 볶음 고추장·간장 등을 할랄식품으로 수출한다면 재미를 볼 수 있을 것이다”며 “식품뿐만이 아니라 화장품도 할랄의 통제를 받기 때문에 화장품 시장도 노려볼 만하다”고 주장했다
 
코트라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990년 11억명이었던 전세계 무슬림의 숫자는 지난 2015년 18억명으로 늘었다. 오는 2020년에는 전세계 인구 26.4%인 19억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 할랄 시장 역시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 2009년 6500억달러(약 715조원)였던 할랄 시장은 지난 2014년 1조4000억달러(약 1540조원)로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3년 후인 2020년에는 2조달러(약 2300조원)가 될 것으로 추정했다.
 
할랄 시장 전체의 80% 이상은 할랄식품 시장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제대로 된 할랄식품 관련 통계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정부는 작년 한해 동안 할랄산업 육성을 위해  ‘할랄 인증 활성화 지원’, ‘할랄식품종합지원센터’ 등 5개 사업에 95억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관련 예산 95억원 가운데 25억원만이 집행됐다. 즉 예산 70억원(74%)이 집행되지 않았다.
 
25억중 20억원은 ‘할랄 인증 활성화 지원’에 집행됐고 ‘할랄식품종합지원센터’에 5억원이 집행됐다. ‘외식업체 리모델링 지원’ 등 3개 사업에는 예산이 책정됐으나 집행이 되지 않았다.
 
임병용 한국할랄수출협회 준비 사무국장은 “그동안 정부의 지원 정책은 할랄 인증 지원에 지나치게 집중돼 성적이 그리 좋지 못했다”며 “할랄 수출이 활성화 되기 위해서는 품목별 소비 트렌드 등 관련 정확한 시장 정보를 제공하고 할랄 상품 구매자들에 어필할 수 있는 마케팅 등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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